녀는 자신의 상처받은 과거를 아파하면서도 치유하지 못하고 자신이 서있는 사회의 가장자리에서 중심으로 들어가려해도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회를 자신의 문제로 직시하게 된다.. 내가 구름 위를 걷던지 아니면 강에서 부유하는 소금쟁이나 개구리 알처럼 강물 표면을 둥둥 떠다니는 느낌을 주었다. 사회는 그들에게 함께하자 하면서도 실제는 그들에게 냉정하고 혹독하다. 오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작가의 글은 너무나 새로운 느낌으로 가득차 있었다. 어느 것이라 해도 좋았다. 예전에 매스미디어를 통해 유명작가인 줄은 알았지만 작품을 직접 접해 보지는 못했다. 난 신경숙님을 `바이올렛`이란 작품으로 처음 만나게 되었다.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산 자는 그리움으로 안타까움으로 슬픔 속에서 순간순간을 아파하기 때문이다. 작가의 느낌이 너무 소박해 작가로서의 자질이 너무 토속적인 옛것에만 치중하지 않을까 하는 지레 짐작에서 약간의 거부감마저 있었다. 장애인의 삶이 곧 오산이의 상처받은 과거와 ......
신경숙의 바이올렛
신경숙의 바이올렛이란 작품에 대해서 설명한 글입니다. 바이올렛_신경숙
사람이 살고 죽는 것은 이미 나면서 정해져 있다고 한다. 죽음 앞에서 자신의 인생을 갈무리할 시간조차 허락되지 않게 당한 이 상황에서 남은 가족이 그 죽음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죽음은 그렇게 예고도 없이 인간을 한없는 고통 속으로 빠트리기도 한다.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산 자는 그리움으로 안타까움으로 슬픔 속에서 순간순간을 아파하기 때문이다.
나는 죽음에 대한 생각을 깊이 해보지는 않았다. 죽고 난 뒤의 상황을 살아있는 내가 미리 알 수 있는 것은 통속적인 내용 외에는 결국 추측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물론 4차원의 세계, 윤회의 신비, 거듭남의 비밀들이 죽음 뒤의 상황을 가끔씩 그려주지만 종교적인 접근으로는 아직 마음이 가지 않는다. 그래서 차차 내가 정말 삶에 회의가 짙어지고 죽음의 문제에 접근하고 싶어지면 그때 다가가리라 생각하고 있다.
난 신경숙님을 `바이올렛`이란 작품으로 처음 만나게 되었다. 예전에 매스미디어를 통해 유명작가인 줄은 알았지만 작품을 직접 접해 보지는 못했다. 작가의 느낌이 너무 소박해 작가로서의 자질이 너무 토속적인 옛것에만 치중하지 않을까 하는 지레 짐작에서 약간의 거부감마저 있었다.
그런데 너무 뜻밖이었다. 작가의 글은 너무나 새로운 느낌으로 가득차 있었다. 한마디로 특별했다. 책을 읽고 이런 느낌을 가지기는 처음이었다.
내가 구름 위를 걷던지 아니면 강에서 부유하는 소금쟁이나 개구리 알처럼 강물 표면을 둥둥 떠다니는 느낌을 주었다. 어느 것이라 해도 좋았다. 나는 몸에 깃털을 단 듯 정신없이 떠내려가고 있었다. 반복과 정밀묘사가 돋보이는 문체는 정말 살아있는 정물화 같았고 주인공의 마음을 그린 그림은 수채화같이 투명하고 오묘하게 속내를 빠끔히 드러내고 있었다.
존재 속의 부재란 거창한 문제를 작품 전체의 배경으로 깔고 있었다. 나는 존재와 부재의 두께를 벽에 부딪치며 헤매는 나 자신을 느낄 수 있었다. 주인공 오산이는 우리 사회의 아웃사이더였다. 그녀는 자신의 상처받은 과거를 아파하면서도 치유하지 못하고 자신이 서있는 사회의 가장자리에서 중심으로 들어가려해도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회를 자신의 문제로 직시하게 된다. 아웃사이더의 피비린내 나는 공존의 투쟁이 거기 있었다.
오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의 삶이 곧 오산이의 상처받은 과거와 같은 맥락이 아닐까. 사회는 그들에게 함께하자 하면서도 실제는 그들에게 냉정하고 혹독하다. 그 벽을 깰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의 승리자가 되는 것이고 나머지 들어서지 못하는 사람들은 패배자로 낙인찍혀 그림자처럼 갇힌 밀실 속에서 생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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