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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관련된 라이프 스타일도 ‘이성애적인 것’과 ‘동성애적인 것’이라는 이분법으로 나누던 기준이 흐릿해지는 상황에 대해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자기 자신 속에 숨어살면서 직장 생활을 유지하든지, 서준식(인권운동 사랑방 대표), 누구든 소수자가 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성적 소수자인 동성애를 인정하기를 주장한다. 그날 그 모임을 준비해온 인사들로 소개된 사람들은 남영진(엠네스티 한국지부 부지부장), 인간의 존엄을 존중하는 이들이라면 기꺼이 성적 소수자들의 커밍 아웃을 축복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는 이렇게 생각해야 한. , 이석태(변호사) 등이다. 그들은 “커밍 아웃이란 자신의 존엄을 용기 있게 인정하는 일”이며, 결국 그 대가로 직장에서 나오게 되었다.동성애의 옹호론과 비판, 다른 쟁점들에서는 많은 학습과 도덕적 용기를 통해서 용케 회피하고 억누를 수 있었던 파시즘적 사유가 밀려들고있는 것이며, 편견과 차별로부터 컴잉 아웃하라”는 문구를 타이틀로 내걸었다. 이주향은 「선택할  ......

Index & Contents

동성애의 옹호론과 비판, 그리고 인권문제

동성애의 옹호론과 비판, 그리고 인권문제

1.홍석천의 컴잉 아웃(Coming Out)과 한국 지식계의 반응

인기 연애인 홍석천이 스스로를 동성애자라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우리사회에서도 드디어 동성애와 동성애자의 인권에 관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었다. 이와 함께 동성애자들이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숨긴 채 정신적인 벽장 속에 갇혀 살아가는 삶의 고통과 번민도 공개되기 시작했다. 그는 자기 자신으로부터 나오려 했지만, 결국 그 대가로 직장에서 나오게 되었다. 자기 자신 속에 숨어살면서 직장 생활을 유지하든지, 자기 자신으로부터 해방된 뒤, 직장에서 퇴출 당하든지 해야 하는 것이 한국의 동성애자들을 기다리고 있는 딜레마적 현실이다.

동성애 해방운동을 추동하는 근본적 에너지는 그 원인이 자기 자신에게 있지않는, 동성애자들의 실존적 고통이며, 그 해방운동을 지원하는 두 가지 사상은 고전적 마르크스주의와 포스트 모더니즘이다. 고전적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자본주의적 가족제도를 공격하기 위해 동성애를 끌어안았으며, 포스트 모더니스트들은 다양성은 다양성 그 자체로서 긍정되어야 하며, 정상과 비정상의 이분법으로 동성애 문제에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다양성의 논리 위에서 동성애를 인정하자고 한다. 이리하여 동성애를 지지하는 것은 진보적 지식인 혹은 신식 지식인의 징표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동성애는 이런 사상적 지원을 받으며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도 존중되어야 한다는 인권운동의 일환으로 전개되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도 동성애를 긍정하느냐 부정하느냐 하는 것은 수구적 지식인과 진보적 지식인을 구분하는 잣대로 사용되고 있는 듯한 분위기가 강한 것 같다. 작년 10월 4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카페 ‘느티나무’에서는 홍석천의 커밍아웃을 지지하는 모임이 발족하였다. 그날 그 모임을 준비해온 인사들로 소개된 사람들은 남영진(엠네스티 한국지부 부지부장), 임기란(민가협 회장), 서준식(인권운동 사랑방 대표), 이석태(변호사) 등이다. 그들은 “커밍 아웃이란 자신의 존엄을 용기 있게 인정하는 일”이며, “자유와 평등, 인간의 존엄을 존중하는 이들이라면 기꺼이 성적 소수자들의 커밍 아웃을 축복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1) 특히 이석태 변호사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미켈란젤로, 알렉산더 안데르센 등등의 위인들이 동성애자임을 주장한 뒤, 덴마크나 노르웨이에서는 동성애자 부부를 법적으로 인정하고 있음을 소개하면서 “동성애자들이 고용현장에서 차별 받는 일이 없도록 구체적인 실증법을 제정할 때가 되었다”고 말한다.2) 뿐만 아니라 한국의 대표적인 진보적 잡지인 월간 『말』은 홍석천의 컴잉 아웃을 지지하는 모임을 소개하는 기사에서 “한국사회여, 편견과 차별로부터 컴잉 아웃하라”는 문구를 타이틀로 내걸었다. 이주향은 「선택할 의무도 없고 막을 권리도 없다」는 아리송한 제목의 글에서 아리송한 방식으로 동성애를 인정한다.

나는 생각한다. 우리가 동성애를 선택해야만 할 의무가 없는 것처럼 우리에게 동성애를 막을 권리도 없다고. 이성애의 사랑이 존중받아야 할 권리라면 동성애의 사랑도 보호되어야 할 사생활이고 존중되어야 할 인권이라고3).

윤가현은 한국적 문화풍토에서 동성애자들이 겪는 심적 고통에 초점을 맞춘 글 「동성애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에서 동성애자들의 고통을 덜어주려는 의도에서 동성애에 대한 애해를 촉구하였다.4) 그리고 김종엽(한신대학 사회학과 교수)은 어떤 사회든 다수자와 소수자가 있을 수 있으며, 누구든 소수자가 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성적 소수자인 동성애를 인정하기를 주장한다.

우리는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동성애자와 자신의 작은 차이가 혐오로 전환되는 그 순간, 우리 안에서 어떤 종류의 파시즘적 사유, 다른 쟁점들에서는 많은 학습과 도덕적 용기를 통해서 용케 회피하고 억누를 수 있었던 파시즘적 사유가 밀려들고있는 것이며, 그들과 자신의 대단치 않은 차이를 자기 긍정을 위해 동원하는 은밀한 즐거움을 향유하려 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리고 그런 생각이 밀려올 때, 우리 모두가 언제 어디서 순식간에 소수자로 전환될 지 모른다는 사실을 상기할 줄 알아야 한다. 이 위험을 인지함으로써 자신이 현재 우연히 우월한 범주에 속해 있을 뿐이라는 것, 자기가 서 있는 지반이 그리 안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5).

연세대학교 교수이며, ‘또 하나의 문화’의 동인인 조한혜정은 다음처럼 말한다.

과학 기술이 고도로 발달해서 이성애자 중에서도 아기를 낳지 않기로 한 부부가 있는 반면에, 동성애자 부부 중에서 입양을 하거나 인공수정을 통해 아기를 낳아 잘 기르는 사람들도 있다. 이성애자 중에 성기 삽입을 하지 않는 성행위를 하는 이들도 적지 않고 성기구도 동성애자 못지 않게 애용한다고 한다. 이제 동성애와 이성애를 두부 자르듯 깨끗하게 나눌 수 있는 기준들은 희미해져 가고 있다. 가족도, 성행위의 형태도, 성과 관련된 라이프 스타일도 ‘이성애적인 것’과 ‘동성애적인 것’이라는 이분법으로 나누던 기준이 흐릿해지는 상황에 대해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중략) 그러나 이런 다원주의적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에게 그런 심리 상태는 치료해야 할 강박증이지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태도는 아니다6).

동성애를 인정하자는 논의가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성애를 인정하는 사람은 진보적인 신식 지식인이고 거부하는 사람은 수구적인 구닥다리 지식인이라는 분위기가 강하게 형성되고 있다. 그 결과 사회문제에 관심이 있는 대학생들은 자신의 진보성과 참신성을 과시하기 위해 동성애를 머리와 입으로는 긍정하면서도 막상 가슴으로는 거부하는 자아 분열적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서울대 사회학과 3학년생인 한 학생은 동성애와 관련해 강의시간에 조별로 동성애를 주제로 한 토론을 벌렸다고 소개하고 있다. (중략) 그는 동성애에 대해 호의적인 발표를 한 그 조의 여학생에게 “만약 너의 동생이 동성애인을 사귀고 있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어본 결과 그 학생은 발표 내용과는 달리 “눈 뜨고 볼 수 없다”며 적극적으로 말리겠다고 대답했다는 것이다7).

필자는 이하에서 동성애 찬반론에서 공통으로 인정하는 사실들을 먼저 살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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