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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임금이 그랬고 우임금이 또한 그랬다..1) 그렇다면 시대가 영웅을 낳는 것인가, 개개인의 능력은 그 어떤 조건보다 중시된다. 전통의 권위를 옹호하며 그것을 바로 세우려 하거나, 인재들에게 있어서는 자신의 재능과 야망을 펼칠 수 있는 장(場)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패자가 일어서던 때에는 기이하게도 많은 인걸들이 일어나 다투었다. 그들의 패권은 이 전통으로부터 비롯한 것이나 그 패권을 쥐는 과정과 행사하는 과정에서 전통의 몰락을 초래한다. 이것이 태평성대에 있어 패자의 부재를 초래한다. 기존의 세상이 말하는 온갖 제약들은 시대의 몰락과 함께 붕괴되고, 권위는 몰락하고 그 남용은 더욱 심해진다. 전통의 권위가 굳건한 곳에서, 한나라를 세우던 때가 그러 했으며, 난세는 영웅들에게 전통의 권위를 부정하게 만드는 계기이자, 그 권위를 쥐고 패권을 잡으려 하거나, 심지어는 목숨까지도 전통을 위해 쏟아내어 그 권위를 바로잡으려한다. 그러한 상황에서 개개인은 저마다의 영달을 위해 자신의 능력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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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세상을 이끄는가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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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세상을 이끄는가

 

누가 세상을 이끄는가

 

누가 세상을 이끄는가

삼국지는 영웅들의 이야기이다. 빼어나고 아름다운 이들이 구름처럼 일어나 겨루고 다투어 저마다 세상의 패권을 잡고자 하였던 한 때의 노래이다. 이문열은 자신의 평역에서 삼국지의 인물들이 동시대의 사람들이 했던 일들을 흡수대표하는 경향, 즉 문학적으로 영웅화된 면이 있다고 평했다. 그러한 측면을 인정하더라도, 영웅의 개인적 측면을 부정할 수 없기에 우리는 영웅의 존재를 믿는다.1) 그렇다면 시대가 영웅을 낳는 것인가, 영웅이 시대를 이끄는 것인가 시대와 영웅의 선후관계를 논하는 것이야 차치해 두고서라도, 한 시대가 영웅의 출현에 영향을 미치는 것만큼은 확실한 듯하다. 그렇다면 시대의 무엇이 영웅을 부르는가

영웅이 없는 시대는 없다. 그 어떤 태평성대에 있어서도 적어도 한명은 영웅이었다. 요, 순임금이 그랬고 우임금이 또한 그랬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들 생각하는, 큰 칼을 차고 날랜 말을 타며 수많은 군사들을 부리던 영웅들은 평화롭기만 한 시절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리고 이러한 패자가 일어서던 때에는 기이하게도 많은 인걸들이 일어나 다투었다. 춘추전국 시대가 그랬고, 한나라를 세우던 때가 그러 했으며, 삼국지의 내용이 또한 그러하다. 무엇이 이 호걸들을 일으켜 세워 영웅으로 만들었는가 비단 그 한 몸 재주가 뛰어나 가슴 속 야망이 끓어 넘치기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기인과 재사야 언제나 존재하기 마련이며, 세상 향한 야망이야 없던 적이 있었던가. 대개 세상의 한쪽에서 주먹을 쥐고 일어나는 데에는 시대의 한 자락이 잡힐 듯 어른거려야 했다. 그 실마리를 보고, 또 잡는 것은 사람의 야망과 재주였지만 실마리를 드러내는 것은 시대 그 자체였다.

그렇다면 시대의 실마리란 무엇인가. 전통의 권위가 굳건한 곳에서, 패자(覇者)는 역자(逆者)다. 패권을 쥐고 있는 것은 언제나 세상이기에 패자는 이 패권을 두고 세상과 다투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전통은 세상의 힘이 되어 패자를 찍어 누른다. 이것이 태평성대에 있어 패자의 부재를 초래한다. 그래서 이러한 때에 그 통치자-임금이나 재상과 같은-가 영웅으로서 자리하게 된다. 그런데 이 전통의 권위가 흔들리어 통치자에게 ‘휘둘리기’ 시작하면, 상황은 변하게 된다. 그 힘이 남용될수록, 권위는 몰락하고 그 남용은 더욱 심해진다. 그리고 인걸들은 일어난다. 과연 몰락하는 전통이란 그들에게 얼마나 많은 허점과, 야망의 실현가능성을 내비쳤을 것인가.

이 인걸들이 일어났을 때 그들은 세 가지 태도를 취한다. 전통의 권위를 옹호하며 그것을 바로 세우려 하거나, 그 권위를 쥐고 패권을 잡으려 하거나, 전통을 부정하고 새 시대를 열려 한다. 이문열의 `삼국지`에서 왕윤과 같은 충신지사들이 첫 번째 사례의 대표적 인걸들이다. 그들은 자신의 재능, 심지어는 목숨까지도 전통을 위해 쏟아내어 그 권위를 바로잡으려한다. 반면 십상시, 동탁이나 이각, 곽사와 같은 인물은 이들과 대립한다. 그들은 한(漢)이라는 전통을 쥐고 세상을 농락한다. 그들의 패권은 이 전통으로부터 비롯한 것이나 그 패권을 쥐는 과정과 행사하는 과정에서 전통의 몰락을 초래한다. 마지막으로, 원소나 원술 등 전통을 부정하고 스스로 새 시대를 열려한 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세상을 쥐고자 했고, 결국 실패 하였으나 그 과정에 있어 전통의 권위를 이겨냈다고 볼 수 있다. 그 권위의 압력에서 이겨냈기에 그 지역에서나마 패자로 존재한 것이다. 그런데 독특한 인물이 있으니 조조와 유비가 바로 이들이다. 그들은 황제를 봉헌하고, 또 황실의 종친이라는 신분이 있는 등 전통의 권위를 인정하고, 또 어느 정도 활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들은 패권을 추구함에 있어 전통의 힘을 빌리기보다는 자신의 재능과 야망으로써 세상의 인걸들과 겨루는 모습을 보인다. 즉 그 패권을 추구함에 있어 스스로 전통을 표방함으로써 그 권위의 압박을 피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나아가 다른 세력과의 다툼에 적극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전통에 굴복했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 어디까지나 그들의 뜻은 패권의 획득이었고, 기존의 전통은 과도기적인 수단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위와 같이 세상이 당연시하던 권력-전통-의 몰락은 재사들에게 있어 일어날 명분과 자신감을 주었다. 즉, 기존 권력이 약화되는 이 상황은 세인들에게 난세라 칭해지지만, 인재들에게 있어서는 자신의 재능과 야망을 펼칠 수 있는 장(場)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장은 웅크리고 있는 재사들을 일어나게 만들고 이 사람들이 또다시 세상의 권력을 위해 서로 다투면서 세상은 흔히 말하는 ‘난세’가 된다. 이를 이르러 우리는 ‘군웅할거(群雄割據)’라 한다. 이 난세와 영웅들의 순환적 출현, 심화는 새로운 전통이 세워질 때까지 지속된다.

이 순환 상에서, 난세는 영웅들에게 전통의 권위를 부정하게 만드는 계기이자, 또한 권위 그 자체를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난세의 존재는 인물들에게 기회로써 작용한다. 기존의 세상이 말하는 온갖 제약들은 시대의 몰락과 함께 붕괴되고, 이전이라면 뜻을 펼치지 못했을 사람들은 가능성을 얻는다. 전통의 권위아래 있었던 부당한 위엄-출신 성분-은 약화되고, 개개인의 능력은 그 어떤 조건보다 중시된다. 그러한 상황에서 개개인은 저마다의 영달을 위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그럴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제 이름을 잃고 민중이라는 깃발 아래서 이 영웅들의 뒤를 받치게 된다.

그렇다면 이 영웅들의 경쟁에 있어서 시대의 모습은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인가. 시대의 모습은 원초적 상태→전통적 상태→난세→전통적 상태→ 의 순환 양상을 보인다. 처음, 기득권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원초적 상태에서 인물들은 오직 그 능력만으로 평가받고, 겨루게 된다. 이 태초의 상태는 오직 단 한번밖에 존재할 수 없는데, 한번 이 상황에서 패권의 향방이 정해지고, 이것이 전통으로서 그 권위를 얻게 된다면 다른 전통이 이를 대체하기 직전까지, 혹은 대체한 이후에도 남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 이후에는 전통의 권위가 건재한 전통적 상태와 그 권위가 흔들려 교체되거나 쇄신되는 과정인 난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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